사주와 오늘의 운세를 풀이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말이 합(合)과 충(沖)입니다. 여덟 글자가 그냥 나란히 놓여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끌어당기고 밀어내며 관계를 맺기 때문입니다. 이 관계를 읽는 것이 명리 해석의 핵심입니다.
육합(六合) — 짝을 이루어 묶이다
육합은 12지지가 두 개씩 짝을 이루어 묶이는 관계입니다. 여섯 쌍이 나오므로 육합이라 부릅니다. 합이 되면 두 글자가 서로를 붙잡아 안정되고 부드러워진다고 봅니다.
| 육합 | 해당 띠 |
|---|---|
| 자축합 | 쥐띠 · 소띠 |
| 인해합 | 호랑이띠 · 돼지띠 |
| 묘술합 | 토끼띠 · 개띠 |
| 진유합 | 용띠 · 닭띠 |
| 사신합 | 뱀띠 · 원숭이띠 |
| 오미합 | 말띠 · 양띠 |
합이 반드시 좋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묶인다는 것은 곧 움직이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빠른 결단이 필요한 상황에서 합이 걸리면 오히려 발이 묶여 기회를 놓치기도 합니다.
삼합(三合) — 세 글자가 하나의 국(局)을 이루다
삼합은 세 개의 지지가 모여 하나의 큰 오행 기운을 만들어내는 관계입니다. 육합보다 힘이 세고 결속력이 강해, 사주에 삼합이 있으면 그 오행이 크게 강화됩니다.
| 삼합 | 해당 띠 | 만들어지는 오행 |
|---|---|---|
| 신자진 수국(水局) | 원숭이띠 · 쥐띠 · 용띠 | 수(水) |
| 해묘미 목국(木局) | 돼지띠 · 토끼띠 · 양띠 | 목(木) |
| 인오술 화국(火局) | 호랑이띠 · 말띠 · 개띠 | 화(火) |
| 사유축 금국(金局) | 뱀띠 · 닭띠 · 소띠 | 금(金) |
세 글자가 다 있으면 완전한 삼합이고, 두 글자만 있으면 반합(半合)이라 하여 힘이 절반쯤 작용합니다. 가운데 글자(자·묘·오·유)가 포함된 반합이 더 강하다고 봅니다.
충(沖) — 정면으로 부딪히다
충은 서로 마주 보는 위치에 있는 두 지지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관계입니다. 12지지를 원으로 그렸을 때 정확히 반대편에 있는 글자끼리 만납니다.
| 충 | 해당 띠 |
|---|---|
| 자오충 | 쥐띠 ↔ 말띠 |
| 축미충 | 소띠 ↔ 양띠 |
| 인신충 | 호랑이띠 ↔ 원숭이띠 |
| 묘유충 | 토끼띠 ↔ 닭띠 |
| 진술충 | 용띠 ↔ 개띠 |
| 사해충 | 뱀띠 ↔ 돼지띠 |
충이 들면 움직임·변동·이동이 생깁니다. 이사, 이직, 여행, 관계의 정리 같은 일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흔히 나쁜 것으로 여기지만, 정체되어 있던 사주에서는 충이 오히려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합니다. 반대로 안정된 사주에서는 애써 쌓은 것을 흔드는 작용이 됩니다.
형(刑) — 서로 다듬고 깎다
형은 충처럼 강하게 부딪히지는 않지만, 서로를 계속 깎아내며 마찰을 일으키는 관계입니다. 세 가지로 나뉩니다.
- 무은지형(無恩之刑) — 인·사·신: 은혜를 모른다는 뜻으로, 믿었던 사이에서 배신이나 갈등이 생기기 쉽습니다.
- 지세지형(持勢之刑) — 축·술·미: 세력을 믿고 밀어붙인다는 뜻으로, 고집과 자존심 다툼으로 나타납니다.
- 무례지형(無禮之刑) — 자·묘: 예의가 없다는 뜻으로, 말과 태도에서 상처를 주고받기 쉽습니다.
같은 글자끼리 만나는 자형(自刑)도 있습니다. 진·오·유·해가 각각 자기 자신을 만나면 기운이 두 배가 되지만 그만큼 고집과 예민함도 커집니다.
형은 다듬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법조·의료·수사처럼 남을 바로잡거나 몸을 다루는 직업에서는 형이 오히려 쓰임새 있는 기운으로 해석됩니다.
파(破)와 해(害)
파(破)는 깨뜨린다는 뜻으로, 진행하던 일에 금이 가거나 계획이 어그러지는 작용입니다. 충이나 형보다 힘이 약해 보조적으로 봅니다.
해(害)는 방해한다는 뜻입니다.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가까운 사이에서 은근한 오해와 서운함이 쌓이는 관계로 해석합니다. 육합을 방해하는 자리에 놓인 글자라 하여 육해(六害)라고도 부릅니다.
무엇을 먼저 보는가
여러 관계가 동시에 걸릴 때는 힘이 센 것부터 봅니다. 일반적으로 삼합 → 육합 → 충 → 형 → 해 → 파 순으로 영향력을 따집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거리입니다. 사주에서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글자끼리의 관계가 가장 강하게 작용하고, 멀리 떨어져 있으면 힘이 약해집니다. 연주와 시주처럼 양 끝에 놓인 글자끼리의 충은 실제로는 잘 작용하지 않는다고 보기도 합니다.
운세가는 띠별 오늘의 운세를 계산할 때 이 관계를 그대로 적용합니다. 오늘 일진의 지지와 각 띠의 지지가 어떤 관계인지 판정하고, 그에 따라 점수와 해설이 달라집니다.